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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음식문맹자, 음식시민을 만나다. 음식문맹 탈출을 위한 계몽교육
글쓴이 학교급식본부  (홈페이지 구경가기) 2013-02-12 13:03:59, 조회 : 2,412

음식문맹 탈출을 위한 계몽교육

(김종덕. 2012.음식문맹자, 음식시민을 만나다, 따비)

 

 

기후 양극화가 심상치 않다. 2012년 여름, 큰 태풍과 더위가 몰려오더니 겨울 초입부터 폭설과 큰 추위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날씨는 무엇보다 농어업에 악영향을 끼친다. 한국 식량자급률은 23.6% 수준인데, 그나마 쌀이 그 자급률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며, 아울러 그 동안 쌀 자급률이 100%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2년 쌀 수확량은 8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쌀 뿐만이 아니다. 태풍과 혹서 피해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았던 탓에 과일은 물론, 채소와 양념류의 가격이 올라 가정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물론 기후변화는 우리나라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그 어떤 나라도 기후변화의 예외가 될 수 없는 지금, 한국의 먹거리 문제는 질적으로도 그리고 양적으로도 매우 위태롭다. 싸구려든 싸구려가 아니든 먹을 것이 넘쳐나다 보니, 우리가 접하는 식품문제는 식품의 안전문제를 비롯한 건강문제가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제 식량의 양 자체도 걱정할 때가 되었다.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식량수급구조가 얼마나 유지될 것인지도 확신이 서지 않기에 이른 것이다. 기후변화에 더해 석유가격의 상승도 식량가격 변화의 주요 변수다. 화물가격 상승은 곧바로 식량가격인상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먹거리 위험도 반복되면 이 상황에 대해 성찰하기 보다는, 싸구려 음식을 찾는 것으로 이러한 위험에 적응해 버린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요즘, 때마침 음식 자체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도록 하는 식품사슬에 대한 실체와 탈출 방법을 안내하는 저서가 출간되었다.

음식문맹자, 음식시민을 만나다(2012)는 일종의 계몽도서이다. 계몽주의는 이미 폐기된 고전사상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계몽(enlightenment)은 문맹(illiteracy)이 만연한 곳에서라면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점에서 이 저서를 감히 일종의 계몽도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현대인을 음식문맹자로 진단하고 있는데, 음식문맹자는 자신이 문맹상태임을 인지조차 못한다. 음식문맹자들은 자신의 몸은 물론이고 지역과 지구가 망가질 때까지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지 못한다. 하여 이 책은 문맹상태를 벗어나, 음식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독본(讀本)’이다.

이 책에서 내리고 있는 음식문맹자의 정의(위의 책, 98)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음식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둘째, 음식을 감사하게 여기지 않는다.

셋째, 음식에 대해 잘 모른다.

넷째, 음식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

다섯째, 음식을 만들거나 다루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여섯째, 음식에 대해 성찰하지 않는다.

일곱째, 음식에 대해 허위의식을 가지고 있다.

위의 기준에 따르면, 다수의 현대인들이 문해자 일지라도 음식에 있어서만큼은 문맹자이다. 문자해독은 사회를 해석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다. 인간은 문자해독을 통해 자신이 속한 언어공동체를 확인하고, 그 공동체에 속하면서 세계에 접속한다.

황혼기를 넘은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우는 것은 언론의 단골 소재다. 여전히 농촌지역에 문자해독을 하지 못하는 여성노인들이 많아, 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비록 살아갈 날이 많이 남지 않았더라도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은 한글을 깨우치기 전과 그 후의 삶이 확연히 달라져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은행이나 관공서 업무를 보게 되면서 더 이상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주눅 들지 않게 된다. 즉 자존감이 한껏 높아진 것이다. 상점의 간판을 읽고 버스 행선지를 읽을 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지리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부터 세계와의 접속은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신문과 뉴스의 내용을 이해하게 되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시민권의 가장 기초적인 투표권 행사도 문자를 해독하면서 주체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 계몽시대에는 글을 배우고 말을 배우는 시대였다. 이는 문자해독이 계몽된 시민의 첫 출발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문맹은 개인의 불편에 머물 뿐, 적어도 주변에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음식문맹은 다르다. 음식문맹자는 음식의 생산과 소비가 건강, 환경, 지역경제, 지구온난화 등에 미치는 영향을 모르기 때문에(위의 책, 92), 자신은 물론 지역과 지구에 피해를 준다. 하여 음식문맹자가 다수인 현대사회엔 음식문맹탈출을 위한 계몽교육이 더욱 절실하다.

무엇보다 음식문맹자들은 음식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귀하게 먹지 않으니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한다. 특히 저자는 ??가 아니라 ??로 순서가 변한 세상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먹는 것이 입는 것보다 앞서는 현실에서, 사람들은 음식의 맛과 가치를 따지기보다는 청바지 고르듯이 그저 소비할 뿐이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저자가 바라본 대학생들의 음식문맹률은 매우 심각하다. 그들이 음식문맹자가 된 것은 우선 돈과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기까지 제대로 된 식생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게다가 이렇게 음식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사회로 진출한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대학생들을 포함해서 현대인의 식생활을 살펴보면 식사는 줄어들고 그 자리에 간식이 비집고 들어와 있다. 특히 젊은이들의 식생활은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더욱이 간식 대부분이 정크푸드기 때문에 그들의 건강과 미래가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간식은 단순히 학교 앞에서 파는 떡볶이나 요즘 유행하는 닭강정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정크푸드를 가공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으로 과도한 이윤을 챙기는 식품기업에 있다. 이들이 만들어 낸 쓰레기음식은 개인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을 위협하면서 젊은이들의 미래를 훔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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