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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역아동센터에 최소한의 염치를 지켜라
글쓴이 이원영  2012-08-20 14:22:47, 조회 : 2,398

지역아동센터만 대한민국 아동정책의
노예가 아니다.
지역아동센터에 염치를 지켜라!!!

 

 


성태숙 ()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


대한민국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려면 하루하루 분통터지는 순간을 가까스로 참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자치구나 각 시도 혹은 중앙정부에서 지역아동센터로 시달하는 명령을 보면 그야말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은 누가 쳤는데 뒷수습은 누가 하라는 건지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어 기도 안 막힌다. 대한민국에서는 복지를 하는데도 서열이 있는지, 도대체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밸도 쓸개도 없다고 생각하는지 분노감에 치를 떨게 된다.

그 대표적인 일을 몇 가지만 예로 들어 보자.

그 첫째 예가 이번 폭염사태로 인해 서울시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전부 폭염아동쉼터로 지정한 일이다. 전국이 연일 불볕더위 속에 숨도 못 쉴 만큼 끓고 있으니 단칸방에서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해서 여름을 나는 저소득층의 고통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 지역아동센터를 오는 아이들 모두가 간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소금에 절인 배추같이 후줄근한 모습을 하고 오니 안쓰럽기가 그지없다.
그런데 서울시에서는 8월 한 달 서울 전역의 지역아동센터를 폭염쉼터로 지정하여 상시 운영을 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이다. 지역의 폭염으로 고통 받는 아동들은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아무 대나 지역아동센터로 폭염을 피해 올 수 있도록 하고 그 대신 서울시는 10만원의 전기료를 지원하겠다는 것이 그 중요 내용이다.
이런 안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것인지 여부를 떠나서 현재 폭염의 폐해를 생각하면 그 의도의 선함을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선한 정책적 의도를 어째서 가장 형편이 어려운 지역아동센터에서 수행해야 하는지 그것이 의문일 뿐이다.
지역아동센터가 폭염쉼터가 되려면 무엇보다 에어컨 시설이 되어있어야 한다. 지역아동센터는 운영비에서 30만원을 초과하는 비품은 구입 자체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므로 이런 에어컨의 구입은 전적으로 시설이 형편껏 알아서 해결해야 되는 문제가 될 뿐이다. 아동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는 제공하고 싶지만 그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시설이나 냉난방에 대한 투자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니 센터들 중에는 선풍기로 이 폭염을 나는 열악한 곳들이 없지 않다. 그러면 그런 센터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폭염에 에어컨도 마련하지 못하는 무능한 센터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말이다.
다행히 센터에 에어컨이 있다고 치자. 그 어떤 지역아동센터도 전기세 걱정 없이 에어컨을 틀고 여름을 나는 강심장을 가진 센터는 없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8월 한달을 에어컨을 가동했을 때 과연 10만원의 지원금을 받으면 충분히 전기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렇다고 설마 센터 아이들끼리만 있을 때에는 에어컨을 켰다 껐다 하다가 지역의 아이들이라도 와야 에어컨을 내내 틀라는 눈치껏 알아서 하라는 소리는 설마 아니리라고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분명 10만원의 지원금으로 택도 없을 것 같은데 무슨 일이든 일을 하면 꼭 이런 식으로 나오니 환장을 할 노릇이다. 지금 지역아동센터 자체가 울며 겨자 먹기로 냉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아무 조건 없는 10만원의 냉방비가 정말 아쉬운 형편이다. 그렇게 보태주어도 아이들이 조금 몰리는 곳에서 에어컨을 켰다 선풍기를 돌렸다 알뜰살뜰 머리 아프게 노력을 해야 하는데, 온 동네 아이들까지 다 받아가며 폭염쉼터를 하라고 하면서 10만원만 주면 되겠지 하는 발상은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이란 말인가? 동네 아이들하고 센터 아이들하고 모두 한 범벅이 되도록 한데 몰아놓고 그냥 에어컨만 틀어주면 폭염쉼터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란 탁상공론을 지어낸 담당자가 누구란 말인가?
여기에 한 가지 더 웃지 못 할 일을 덧붙이고 한다.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들은 개소 후 평가를 거치고 24개월의 시점이 지나야 운영비를 받을 수 있다. 그 전에는 땡전 한 푼의 운영비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운영비도 없는 센터에 10만원만 달랑 내려주고 8월 한 달 동안 폭염쉼터를 운영하라니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폭염쉼터를 상시 운영하라니 일요일이고 공휴일이고 심지어 한 자치구는 캠프를 가더라도 폭염쉼터인 센터는 열어두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니 입이 안 다물어질 정도다. 아니 뭐 지역아동센터에 종사자들이 평균 한 대여섯명씩 되는 줄 착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말이다. 겨우 두,세 사람이 일하는 지역아동센터에 어째서 까닥하면 남들 다 쉬는 날 너희들은 나와서 지역의 아이들 보라는 말을 그리 쉽게 하는가 말이다. 아무리 시설의 명칭이 지역아동센터라고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그렇다고 종사자들이 인건비가 책정되어 있기를 하는가, 휴일에 나와 근무하면 휴일 근무수당을 줄 수 있는가, 아니면 주중 대체 인력이 있어 휴일 근무 대신 쉴 수가 있는가 말이다. 안 그래도 방학 중이라 지역아동센터들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내내 아이들과 씨름하며 수당도 없는 캠프에 나들이에 불볕더위에 북새통 같은 방학을 보내느라 정신이 없는데 고맙고 애쓴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소리가 어찌 그리 쉽게 나오는가 말이다. 어디 지역아동센터만 남들 안 받는 보조금 받고 일하는가 말이다. 참으로 도리가 아닌 일이고, 기본 예의조차 없는 일이다.

5일제만 해도 그렇다.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의 서너 배가 되는 연봉을 받고 있는 학교 교사들을 꼬박꼬박 토요일마다 쉬게 하느라 지역아동센터들은 반강제로 토요 운영을 하고 있다. 혹시라도 선생님들 쉬시는데 저소득층 방임 아동들이 배회하면 누가 된다 싶어 월 40만원 받고 한 달에 너 댓 번씩 토요일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꼬박꼬박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스포츠 데이니 뭐니 이름만 요란하더니 아이들은 이름만 떡하니 올려놓고 아침 9시부터 시작하는 토요학교는 가지도 않고 결국 느즈막히 일어나 밥도 안 먹고 지역아동센터를 온다. 15만원 안 받고 안 하고 싶다 해도 어차피 아이들은 올 것이니 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했지만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해야 할지 참 앞이 막막할 뿐이다. 그렇게 토요 운영을 하라고 엄포는 해놓고 또 토요 급식비는 주네 안 주네 말들이 많으니 누가 주 5일제 하라고 했는가 말이다. 대한민국 노동계 전체가 주5일제를 실시하고 있다면 우리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노동자도 아니고 무슨 노예란 말인가?

급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마디 덧붙이겠다. 지역아동센터의 급식 사업은 지역아동센터가 빌어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더 좋은 정책 방향으로 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안을 내놓길 바란다. 그러면 지역아동센터들도 언제나 거리낌 없이 그를 수용할 것이다. 그런데 설이나 추석 등과 같이 전 국민이 다 쉬는 명절이나 공휴일이 되면 지역아동센터는 어김없이 휴일이나 명절 중 결식아동들이 발생하지 않도록하라는 공문을 지자체로부터 받게 된다. 일부 센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센터들이 식료품 제공 등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서슴없이 필요한 경우 명절에도 센터를 열고 급식을 실시하라고 지침을 내리고 있다. 중앙정부나 각 시,도 혹은 지자체의 그런 공문을 보면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일 따위는 정말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 아니었는가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아무 댓가도 없이 국가나 공무원이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최소한의 인권도 자존심도 없는 하인이나 노예로밖에는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조상도 없고 가족도 없고 찾아갈 고향도 없다는 말인가?

우리만 대한민국 결식아동의 급식을 책임져야 할 첵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인가?
우리만 대한민국 저소득 방임아동들의 토요 돌봄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인가?
우리는 10만원만 혹은 40만원만 더 던져주면 무엇이든 할 것 같이 그렇게 보이 는 사람들이라는 말인가?

세상에 이럴 수는 없다. 사람의 선의를 짓밟고 사람을 바보취급하지 않고서야 한 시설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그렇게 지역아동들의 폭염이 걱정된다면 그냥 학교마다 교실 한 개씩을 개방하라고 해라. 그 곳은 우리보다 훨씬 훌륭한 냉방시설이 되어 있는 곳이고 우리처럼 쪼잔하게 10만원을 더 주네 마네를 가지고 따지지도 않을 것이다. 도서관처럼 교실을 개방해라, 이미 아이들이 우굴거리 는 지역아동센터의 좁은 공간보다는 훨씬 더 훌륭한 쉼터가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참았던 울분을 토해내게 하지 말라.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자극하지 말라. 우리가 바라는 것은 배려와 존중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다. 우리는 이 땅의 가난하고 외롭고 힘든 아이들의 곁을 지키는 훌륭한 희생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는 함부로 다루어지고 싶지 않다 말이다. 우리에게 그 따위로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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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Tel : 02-732-7924 / Fax : 02-732-7980 / E-mail : kaccc@kacc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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